한섬 흥국증권 리포트(26.02.12.) : 실적 턴어라운드 본격화

4분기 실적 리뷰: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한섬의 2025년 4분기 실적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한 성과를 거두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4,6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72억 원을 기록하며 30.1%라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이러한 실적 개선의 주요 원인은 이른 추위로 인한 겨울 의류 판매 호조와 소비 심리의 점진적인 회복에 있다. 특히 타임, 마인, 시스템 등 한섬이 보유한 국내 고가 브랜드와 수입 해외 브랜드들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고가 의류는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며,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어 불황기에도 견고한 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매출총이익률(GPM) 또한 정상가 판매율 개선과 총판매율 상승에 힘입어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판관비 관리의 효율성까지 더해지며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1.0%p 이상 향상된 것으로 분석된다. 1~3분기까지 지속되었던 부진을 4분기 한 번의 실적으로 만회하며 턴어라운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6년 실적 전망: 본격적인 성장 모멘텀 강화

2026년은 한섬에 있어 실적 모멘텀이 더욱 강화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가계의 가처분 소득 증대와 이에 따른 패션 소비 지출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흥국증권은 2026년 연간 매출액을 1조 5,300억 원, 영업이익을 651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실적 개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패션 산업은 전형적인 내수 민감 업종으로, 경기 회복기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 최근 소비 트렌드가 양극화되면서 어중간한 브랜드보다는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섬은 이러한 시장 변화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탄탄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신규 고객 유입이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20~30대 젊은 층의 고가 패션에 대한 관심 증가는 한섬의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또한, 2026년 국내 경제성장률이 1%대 후반에서 2% 수준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패션 시장은 약 2.7% 수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섬은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업종 내 점유율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 진출과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확장

한섬은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시스템과 시스템옴므는 2019년부터 파리 패션위크에 15회 연속 참가하며 글로벌 인지도를 쌓아왔다. 올해 1월 프랑스 갤러리라파예트 남성관에 정식 매장을 오픈한 것은 K-패션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여성복 대장주인 타임 역시 글로벌 컬렉션인 ‘타임 파리’를 통해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파리 패션위크 여성 공식 캘린더에 등재된 것은 브랜드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글로벌 성과는 단순한 매출 증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해외에서의 성공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역으로 브랜드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주어 국내 매출 증대에도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청담동 명품거리에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와 대치동의 ‘더한섬하우스’ 서울점은 오프라인 매장의 미래를 보여준다.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카페타임과 같은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결합하여 브랜드의 세계관을 경험하게 하는 전략은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온라인 채널의 견조한 성장과 수익 구조 최적화

한섬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현재 20%를 넘어서며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자체 온라인 플랫폼인 ‘더한섬닷컴’은 고가 브랜드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편리한 쇼핑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충성 고객들을 온라인으로 성공적으로 이식시켰다.

온라인 채널은 오프라인 대비 유통 비용이 적게 들어 수익성 제고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한섬은 외부 플랫폼 입점보다는 자사몰 중심의 운영 전략을 고수하고 있어 수수료 절감 효과가 극대화된다. 2026년에는 AI 기반의 퍼스널 쇼핑 에이전트 기능을 강화하여 고객별 맞춤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는 반품률을 낮추고 구매 전환율을 높여 온라인 부문의 영업이익률을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재고 관리 시스템의 고도화 또한 주목할 점이다. 수요 예측의 정확도를 높여 할인 판매 비중을 줄이고 정상가 판매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은 한섬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지탱하는 핵심 요소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현대백화점그룹 차원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추어 한섬 역시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수립된 중장기 배당 정책에 따라 최소 배당 성향을 10~20%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자사주 소각을 통해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한섬은 보유 중인 자사주에 대한 추가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발표하며 주주 권익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는 현재 PBR 0.35배라는 극심한 저평가 국면을 탈출하기 위한 강력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배당 수익률 또한 매력적인 수준으로 올라오고 있어, 실적 성장과 배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주주환원 정책이 지속될 경우, 그동안 보수적인 경영 스타일로 인해 눌려있던 주가가 제 가치를 찾아가는 재평가 과정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 산업 주요 기업 재무 데이터 비교

한섬과 주요 경쟁사들의 재무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한섬의 저평가 상태와 안정성이 명확히 드러난다. (2024년 결산 기준 데이터 활용)

기업명시가총액(억원)PBR(배)PER(배)ROE(%)영업이익률(%)
한섬 (A020000)4,9700.3510.752.523.50
F&F (A383220)28,1171.627.0320.2324.23
신세계인터내셔날 (A031430)4,6410.56109.790.27

한섬은 F&F에 비해 영업이익률은 낮으나, PBR이 0.35배로 극도로 저평가되어 있다. 자산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매우 낮아 하방 경직성이 강하며, 향후 실적 개선 시 주가 탄력성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비교했을 때도 보다 안정적인 이익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섬 연간 실적 추이 및 전망

항목2024년(실적)2025년(잠정)2026년(전망)
매출액(억원)14,85214,91815,300
영업이익(억원)634522651
당기순이익(억원)462

2025년 연간으로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이는 1~3분기의 부진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4분기부터 시작된 실적 반등세가 2026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연간 영업이익은 다시 600억 원대를 회복하며 성장 궤도에 진입할 전망이다.

2026년 패션 트렌드와 한섬의 전략적 대응

2026년 패션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수기응변(隨機應變)’이다.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유연하게 대응하는 능력이 기업의 생존을 결정지을 것이다. 트렌드 측면에서는 1980년대 스타일의 부활인 ‘글래머라티’ 무드가 주목받고 있다. 어깨선을 강조한 맞춤 정장과 화려하고 대담한 실루엣이 유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정장과 코트 등 구조적인 디자인에 강점이 있는 한섬의 브랜드들에게 매우 유리한 환경이다.

또한, AI가 패션 산업의 전 영역에 침투하면서 소비자의 취향을 미리 읽어내는 ‘제로클릭’ 쇼핑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한섬은 축적된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여 단순한 의류 판매를 넘어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큐레이션하는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나에게 최적화된 경험’을 중시하는 미코노미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한 맞춤형 서비스 확대는 한섬의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할 것이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리세일(중고) 시장의 급성장에 대응하여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순환 패션을 실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검토가 필요하다. 한섬은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엄격한 품질 관리와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등을 통해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투자 포인트 및 목표주가 분석

흥국증권은 한섬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28,000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 주가인 22,150원 대비 약 26.4%의 상승 여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투자 포인트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점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확인되었다. 둘째, PBR 0.35배라는 절대적인 저평가 구간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극대화되어 있다. 셋째,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주주 가치가 지속적으로 제고될 예정이다. 넷째, 파리 패션위크 등 글로벌 진출 성과가 가시화되며 브랜드 로열티가 상승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실적 개선세 확인이 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이며, 중장기적으로는 현대백화점그룹의 밸류업 계획에 따른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가 주가의 하단을 견고하게 지지할 것이다. 소비 심리가 살아나는 국면에서 패션 업종 내 가장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을 보유한 한섬에 주목할 시점이다.

결론적으로 한섬은 실적 반등과 주주환원이라는 강력한 두 개의 엔진을 장착했다. 경기 회복의 수혜를 입으며 저평가를 해소해 나가는 과정에서 주가는 목표가인 28,000원을 향해 점진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판단된다. 투자자들에게는 현재의 낮은 주가 수준이 매력적인 진입 기회가 될 수 있다.

(본 보고서는 주식 시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투자는 전적으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